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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케 Archive/🎓 건축전공 일개미

검단신도시 아파트현장 주차장 붕괴를 왜 일어난 걸까?

by Legendary.moca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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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모 건설의 검단신도시 주차장에서 주차장 상부가 무너져 내렸다. 나는 당연히 양생이 안된 상태에서 잭서포트를 치웠겠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 타설 한 지 일 년이 넘은 슬라브라는 사실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 뉴스를 보니 어느 대학 교수라는 분들이 별것 아닌 전문용어를 사용해 가며 겁을 잔뜩 주던데, 시공사 짬밥 10년 먹고 현재는 이직해서 한쪽발만 걸치고 있는 업계 전 종사자 입장에서 이유를 적어보고자 한다.


1. 주요 붕괴 이유 (뇌피셜)


1) 철근 누락 : 우선 언론에 나오는 사고원인과 건설사의 사과 내용에 철근이 빠졌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런데 사실 철근 몇가닥 빠졌다고 구조체가 이렇게 무너지진 않는다


2) 시멘트 불량 : 보통 현장에서 FM대로 시멘트를 관리하는 것을 쉽지않다. 시공사는 정해진 공기 안에 건물을 완성해야 되는데 검단신도시와 같이 동시에 여러 현장이 개설된 지역의 경우 품질을 문제로 회차를 몇 번 시키면 시멘트 회사에서 아예 물량을 안 주기 때문에.. 그런데 또 적당히 시멘트 품질이 기준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건물이 무너지는 건 또 아니다.

 

3) 협력사 관리소홀 : 협력사에도 일하는 작업자가 존재하고 관리자가 존재한다. 보통은 여기가 핵심인데, 이분들은 비슷한 일을 수년 혹은 십수년이상씩 반복하다 보니 어느 정도 품질이 좋지 않아도 건물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일을 편하게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콘크리트가 너무 퍽퍽하다고 물을 타달라고 하는 등 본인의 일을 편하게 하려를 경향이 존재한다. 이 정도 말도 안 되는 상황 뒤에는 시공상의 하자도 존재할 것이다.

 

4) 시공사 관리소홀 : 시공사는 협력사를 관리해야하는데, 실질적으로 타설 내내 지켜보고 서 있는 것이 쉽지 않다. 중간중간 무전을 받고 협력업체 소장을 확인하는 정도지.. 실질적으로 대부분 건설사들은 법적으로 충족시켜야 하는 품질관리자 숫자도 돌려가며 겨우 채우고 있어 기본적으로 목까지 차있는 원가율대비 배정되는 인원이 적다. 시공사 본사에서는 한 명이라도 줄여서 원가를 줄이려 하고 있으니, 예전 선배들 시대에는 기사들이 바글바글 했다지만 요즘 현장에는 원청사 직원이 얼마 배정되어있지 않고, 그마저도 여러 점검대비 업무에 치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5) 감리 부재 : 감리는 감독자가 아니다. 그냥 시공사한테 꼬장피우고 소고기 얻어먹고 싶은 노인네 들일뿐.. 이 사람들이 과연 전문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건설업에 종사하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그냥 과거에 현장에서 좀 굴렀었고, 노후를 위해 감리자격증을 받은 건데, 심지어 재직기간을 인정해서 건설기술자 특급을 주는 등 과거 제도상의 편의를 봐준 결과 전문성이 없는 노인들이 현장에 붙어서 시공사 법인카드로 오늘은 회를 먹을까 소고기를 먹을까 고민 중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6) 안전불감증 : 시공중인 현장에 주차장 상판이라면 분명히 양 중을 위한 장비가 올라 탓을 것이다. 무너진 당시에는 없었다 하더라도 공사를 위해 운행하는 장비는 일반적인 설계하중을 상회하는 무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대미지를 줫을 수 있다. 하부가 무량판 구조라면 공사 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잭서포트를 존치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얼마나 콘크리트 강도와 안전을 확인하고 장비를 운용했는지 의문이다.


2. 스위스 치즈모델


 안전교육을 받을 때 자주 듣게 되는 모델이 있는데 바로 스위스 치즈모델이라는 개념이다. 사실 한 장의 치즈에는 구멍이 있는데 이런 치즈들이 여러겹 겹쳐져있으면 막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구멍이 많아지다 보면 전체를 관통하는 구멍이 발생하게 되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건설사가 전국에 아파트를 몇 개나 시공했을까? 그 현장들에선 위에 언급한 내용들에 해당되는 사항들이 없었을까? 물론 여기저기 모든 건설사에 동일하게 벌어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 모든게 한 현장에서 지지리 운도 없이 동시에 벌어져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광주에서 현대산업개발 현장의 아파트가 무너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심지어 타설 한 지 1년이 지난 슬라브가 무너졌다는 것은 설계과정에서부터 고려되는 안전율을 모두 깨부술 만큼 문제의식도, 점검도, 전조증상에 대한 대비도 없어다는 것이다.

분명히 이번일 이후에 전체현장을 점검하다고하고 관련법을 강화해서 처벌을 하겠다고 언론에서는 엄청 떠들어 댈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이 사건의 본질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개인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양심과는 상관없는 이기심을 총합이라는 것이다.

 


철근공은 귀찮아서, 혹은 자재비를 아끼기 위해 철근을 덜 넣었고,
레미콘 공장은 돈을 벌기 위해 저품질 콘크리트를 납품하였고,
콘크리트 타설공을 일을 편하게 하기 위해 저품질 콘크리트를 그대로 시공했으며 가수를 했을 가능성도 존재하고
협력사는 빨리 일을 끝내야하니 얼른 타설하고 덮으려 했고
시공사는 인건비를 줄이려고 사람을 줄이고 문제가 되는 점검에만 사람을 투입하고
감리는 관리감독대신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보상을 기대했을 것이며,
현장소장을 빨리빨리만 외쳤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는데 문제가 없었으니까.

 


과연 개개인의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들의 총합을 어떻게 규제하고 바로잡을지 궁금해진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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